시와 시조

아름다운 향기 / 東山 김일수

황령 2010. 7. 29. 06:12

 

 

 

아름다운 향기              東山 / 金一洙

 

1. 불일암 佛日庵

가지지 않았어도 무한함을 가지셨다.

버리고 또 버려도 넘쳐나는 죽비소리

선승의 매화 향기가 주인 잃고 슬피 운다.

 

2. 길상사 吉祥寺

술 내음 노랫가락 대원각 자릿터에

청아한 독경소리 풍경소리 아우러져

세속의 아름다운 빛이 여기에서 발하네.

 

3. 오두막

산골의 오두막에 빈승貧僧이 들어와서

향기로운 삶을 살아 고요함도 가난하다.

마음의 넓은 여백에 그려보는 한 송이 꽃.

 

4. 송광사 松廣寺

송광사 일주문을 걸어서 나서더니

돌아온 걸음에는 발자국이 없구나

송림에 부는 바람이 가신님을 그리네.

 

5. 열반 涅槃

하늘도 슬피 울어 추위도 매서워라.

강보에 쌓인 모습 그대로 돌아가니

다비장 화중생연火中生蓮이 중생들에 피었구나.

 

 

2010년 3월 13일

大宗師 法頂스님의 入寂을 哀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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