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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해학(諧謔) 이야기

황령 2015. 2. 2. 08:01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해학(諧謔) 이야기


청록파 시인 조지훈(芝薰 -본명은 동탁)은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짧은 생애임에도 주옥같은 시를 많이 남겼다. 
그런데 실은 그의 시작품도 훌륭했지만 동서고금의 해학(諧謔)을 꿰뚫는 우스개잡담도 
시 못지않게 유명해서 산만한 듯 하면서도 조리 있고 육두문자 같으면서도 지혜롭고
품위 있는 그의 유머는 세상 사람들의 화제꺼리였다.

1. 그의 강의에는 음담패설도 자주 등장했다. 

  아호(雅號)인 지훈(芝薰)의 유래에 대해   이! 얘기를 했다 한다.
  
그가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내 호가 처음에는 "지타(芝陀)"였지.마침 여학교 훈장(경기여고)으로 갔는데,
내 호를 말했더니 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더군.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니 "지타"라는 아호가 뜻이야 아주 고상하지만
성과 합성하니까 발음이 "조지타"가 되는데… 
걔네들이 내 호에서 다른 무엇(?)을 연상했나 봐. ^-^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훈" 으로 고쳤어.

시인 조지훈 선생의 해학(자작 유모어 둘) 1. 좆도 없는 놈 청록파시인 조지훈은 경북 영양출생으로 본명은 동탁(東卓)이고,
아호는 지타(芝陀)였다. 그가 경기여고 선생으로 부임하여 학생들에게 이름을 밝히자
여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며 박장대소를 하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이름 대신 아호를 사용할 때라서 ‘지타’라고 소개한 때문이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들은 조지훈의 성씨와 호를 합성하여
‘조지타’라는흉측한 말을 떠올렸던 것이다. 그런 소동이 있고 난 뒤부터 술자리에 낄 때마다
이러한 우스갯소리로 좌중을 웃기던 조지타 선생,
“나는 말이데이. 조지 홀라당 타뿌리고, 지금은 좆도 없는 놈이다.


"위의 것과 비슷한 일이 그 후에도 있었다고 한다.
1950년대 고려대학교 국문과 제자들 사이에는
  지다(知多)
선생으로 통하셨는데 워낙 박학다식이라서
지어 올린 별호였다고 한다. 
그때에도 선친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면서 "그위에다 
내 성(姓)을 올려놔 봐. '조지다'가 되는군"좌중이
박장대소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를 '지훈(芝薰)'으로 고치고 나서도 친구분들로 부터 
우시개 농담을 가끔 들으셨던 모양이다. 
전 국회의원이셨던 김익준 선생이 우리 동기 김수명학형의 
부친이신데 그 친구왈 "우리 아버지가 늬네 아버지 만나면
'조지가 훈훈하신가?"라고 인사를 건넨다고 하시더라" 
역시 '조라는 성씨가 말썽이다. "

'아버지의 유머', 56쪽
<승무의 긴 여운 지조의 큰 울림- 아버지 조지훈-삶과 문학과 정신>
/ 조광렬 지음 / 2007. 나남 출판사

2. 장님과 벙어리부부 
조지훈은 한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특히 한자를 해학으로 
풀이하는 재주가
뛰어났다.
이러한 그의 파자해학(破字諧謔)은 늘 장안의
화제가 될 만큼
압권이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그가 강의할 때, 제자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낸 해학으로서 구술체 그대로 옮긴다.

어느 날 그는 강의 중에 이런 예화를 들었다.
옛날에 장님 영감과 벙어리 할멈이 부부로 살았는데,
마침 이웃집에 불이 났어.할멈이 화들짝 방으로 뛰어 들어오자,
영감이 "무슨 화급한 일이냐?"고 물었어.

할멈은 영감의 두 손으로 자기 젖무덤을 만지게 한 후,
가슴에다 사람 인(人) 자를 그었대. (→火)
그러자 영감이 "불났군?"하면서 "누구네 집이야?"라고 다급하게 물었지.

그러자 할멈은 영감에게 입맞춤을 했대. 그러자 영감은
"뭐?  여(呂)씨 집이!"라고 하면서 놀란 후 "그래, 어느 정도 탔나?" 라고 물었다나.
할멈은 영감의 남근(男根)을 꽉 잡았대. 그러자 영감은
"아이고, 다 타고 기둥만 남았군." 했다더군.

3. 하루는 학생들에게 한자의 파자(破字)에 대해 질문하였다.

"달밤에 개가 징검다리를 건너는 글자는?" "그럴 ‘연(然)’자입니다."
"나무 위에서 ‘또 또 또’ 나팔 부는 글자는?"
"뽕나무 ‘상(桑)’자입니다."
"그럼, 사람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글자는?"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자네도 참, 그렇게 쉬운 글자도 모르다니.
그건 말이야. 한글 '스' 자라네." 

아스라이14